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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정선 고성리 선돌 마을 – 관광지화되지 않은 풍경 속 한숨처럼 걷다

herassi9023 2025. 7. 9. 03:45

유명하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외면받는 풍경들이 있다.

강원도 정선 고성리에 자리한 선돌 마을은 그런 장소다. ‘선돌’이라는 커다란 바위가 마을을 지키듯 서 있는 이곳은, 지도에는 작게 표시되고, 검색에는 거의 걸리지 않는다. 그러나 정선의 본모습을 알고 싶은 사람에게 이 마을은, 오히려 관광지가 아닌 것이 장점이다. 나지막한 산길과 오래된 담벼락, 마을 개 짖는 소리, 그리고 낙엽이 깔린 흙길이 지금도 사람을 기다리고 있다. 조용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게, 여긴 제법 훌륭한 목적지다.

 

강원도 정선 고성리 선돌 마을 개요 및 위치

고성리 선돌 마을은 강원도 정선군 화암면 고성리에 위치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상징은 마을 뒤편에 자리한 ‘선돌’이라는 수직 암석인데, 이름처럼 바위 하나가 혼자 ‘서 있다’. 높이는 약 40여 미터로, 정선군에서 천연기념물처럼 다루고 있으나, 실제로는 별다른 안내판도 울타리도 없다.
오히려 마을 주민들의 삶 속에 자연스럽게 섞여 있다.

선돌 마을은 정선역이나 아리랑 시장 등 번화가에서 차로 약 20분 정도 거리다. 자가용이나 렌터카를 이용하면 5번 국도를 따라 화암 방향으로 진입하면 되고, 대중교통은 하루 몇 차례 운행되는 정선 시내버스 45번 또는 46번이 고성리 정류장에 정차한다. 버스에서 내려 마을 안쪽까지는 도보로 10~15분 정도 소요된다.


강원도 정선 고성리 선돌 마을 – 관광지화되지 않은 풍경 속 한숨처럼 걷다

선돌 마을 분위기

마을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은 소리 없는 풍경이다.
시골마을 특유의 비어 있음이 아니라, ‘참는다’는 느낌이 드는 풍경이다.
마을 입구 쪽에는 아직도 거주 중인 가구들이 있고, 감나무와 옥수수밭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 간혹 마당에서 일을 하시는 어르신과 눈이 마주치기도 한다.

돌담길은 인위적이지 않다. 길 따라 자연스럽게 놓인 돌들은 규칙도 없고, 깨끗하지도 않지만 그래서 더 마음이 간다. 마을을 한 바퀴 도는 데는 30분이면 충분하지만, 발걸음이 자주 멈추게 된다. 낡은 슬레이트 지붕, 헛간 뒤로 자란 칡넝쿨, 길가에 누운 고양이 한 마리. 관광지에선 볼 수 없는 장면들이다.


선돌 – 서 있는 돌이 만든 풍경

선돌은 마을 끝자락에 있다.
자연스럽게 흙길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숲 사이에서 솟아 있는 회색 암벽이 시야를 가득 채운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바위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압도된다. 선돌은 ‘지방의 미니 그랜드캐니언’이라 부를 만큼 세로로 갈라진 단면을 가지고 있다.

현지에서는 이 바위를 신성시한다. 오래 전부터 풍요를 기원하는 제를 올리는 장소로 여겨졌으며, 아직도 어르신들은 선돌을 바라보며 두 손을 모으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주변엔 안내문이 없고, 울타리도 없지만, 그게 이 선돌의 분위기를 더 깊게 만든다. 설명이 없기 때문에 더 상상하게 된다.


강원도 정선 고성리 선돌 마을 도보 동선 및 팁

  1. 고성리 정류장 하차 → 마을 안쪽 진입 (도보 10분)
  2. 마을 일주 도보 (돌담길, 오래된 주택, 논길 포함 – 약 20분)
  3. 선돌 방향 흙길 진입 (약 10분)
  4. 선돌 감상 후 돌아오는 길은 계곡길 이용 가능
  • 꿀팁: 선돌 뒤편으로 올라가는 비공식 산책로가 있음 (비포장 흙길, 우천 시 비추천)
  • 식사 정보: 마을 내 식당 없음 → 정선읍 내 간단한 식사 후 방문 추천
  • 화장실: 마을 내 공공화장실 없음 → 인근 버스정류장 또는 간이화장실 이용

마무리 글

정선 고성리 선돌 마을은 관광지의 편의성이나 화려함은 없지만,
진짜 시골 마을의 풍경과 자연을 오롯이 담고 있는 공간이다.

이 마을은 뭔가 특별한 것을 보여주진 않는다. 하지만 돌아와서 제일 오래 남는 건, 늘 말없이 있었던 그 바위 한 조각, 그리고 그 돌을 바라보던 내 표정이었다.
하루에 단 몇 사람만이 지나가는 그 길 위에서, 나만의 속도와 시선을 회복할 수 있다.
한적한 여행, 아무 말 없이 풍경을 걷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곳은 분명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