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솔암부터 금선암까지, 작은 암자들과 마주한 시간선운사 정문 너머, 조용한 길 하나무더운 여름 선운사엔 사람이 없었다. 화려함보다는 고요함이 필요했던 나는 그때 우연히, 절 본당을 지나 좌측으로 난 오솔길 하나를 발견했다.드문드문 사람들은 대부분 오른쪽 벚꽃길 쪽으로 가고 있는데, 여긴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혹시 이 길, 잘못 든 건 아닐까?”그렇게 시작된 암자 탐방은, 예상보다 훨씬 조용하고 깊었다. 선운사 도솔암 – 고창 평야가 펼쳐진 첫 암자처음 만난 건 도솔암.나무 계단을 지나 오르다 보면 바람 소리 외엔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짧은 거리지만 흙길에서 느껴지는 숲의 온도가 달랐다.암자 앞에 서자, 탁 트인 평야가 한눈에 들어온다.선운사 본당에서 들리던 소음은 여기까지 닿지 않는다.바람에 흔들리..